하와이 신혼여행 ④

신혼 여행 둘째날.

결혼을 준비하며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마우이 섬에서 만큼은 휴식을 푹 취하자고 얘기 나눴지만, 세부 계획을 짜다보니 이것저것 가고 싶고 해보고 싶은 큼직큼직한 것들이 많아서 결국 욕심을 내게 되었다. 그 덕에 이른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하고 리조트를 나섰다.. 비싼 돈을 내고 온 리조트의 시설들은 언제 즐기나…

여하튼 둘째날 계획은 초승달 섬으로 유명한 몰로키니 섬 호핑투어와, 마우이에 와서 꼭 봐야 한다는 민속 공연인 올드 라하이나 루아우 쇼로 결정했다. 다음날 아침에 할레아칼라 일출 까지 구경을 하려다보니 둘째날 계획은 이 두 가지 만으로도 무척 빡빡했다.

 

(출처: 미상. 제보시 수정 예정.)

 

몰로키니 섬은 마우이 섬 근처에 있으며, 초승달 모양 섬으로 잘 알려져 있는 크레이터 섬이다. 항공 사진으로 보면 위 퍼온 사진처럼 멋진 모양이지만, 사실 직접 가보면 섬 자체가 그리 멋지진 않다.

하지만 크레이터의 경사진 바닥을 따라 산호가 쫙 깔려있고 여기에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스노쿨링 포인트로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물은 어찌나 맑은지, 깊은 바다 속이 깨끗하게 보여서 스노쿨링을 하면서 넋놓고 바다 속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시기에 따라서 서식하는 물고기에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고등어 같이 생긴 물고기 떼와 검정 물고기들이 많아서 늘 상상하던 열대 바다 속의 알록달록한 풍경이 아니어서 약간 아쉬웠다.

여기에서의 사진은 수중카메라로 촬영해서, 수중카메라 특집 편에서 추가로 올릴 예정.

 

오전 일정을 마치고 리조트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올드 라하이나 루아우 쇼를 보기 위해서 바로 뛰쳐나왔다. 마우이에서 지내는 동안 우리를 열심히 실어 나르며 하와이 공기를 만끽하게 해준 우리의 애마, 기념사진.

 

리조트에서 서둘러 나왔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들른 공연장 바로 앞의 쇼핑센터. 관광지 바로 앞의 쇼핑센터라서 바가지라도 쓸까봐 걱정했지만, 둘러보니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는 분위기 덕에 기분좋게 구경다녔다.

 

스냅 사진이 예약되어 있어서, 사진 촬영 겸 하와이에서 기분 좀 내려고 꽃무늬 커플옷을 사기로 했었다. 큰 마트에서 파는 옷들은 약간 싸구려의 느낌이 짙어서 못사고 있었는데.. 두둥!! 우리 둘의 마음에 쏙 드는 옷 발견! 바가지 일지라도 기꺼이 뒤집어 쓰고, 마음에 드는 커플 옷을 질러버렸다. 역시 오길 잘했다. 꽃무늬 커플옷을 입으니 약간 민망하긴 해도 하와이 신혼여행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다음 일정인 올드 라하이나 루아우 공연은 마우이에서 젤 유명한 전통 공연이다.

하와이 전통 공연을 감상하면서 뷔페식의 저녁식사도 함께 즐길 수 있고 공연 전에 전통 춤이나 놀이 체험도 가능하며 게다가 공연을 시작하기 전 뒤쪽으로 노을 풍경이 멋지게 펼쳐지기 때문에, 무려 일석 사조라 하겠다. 음료나 칵테일이 무제한, 게다가 뷔페 요리의 맛도 꽤 괜찮다. 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뭐 분위기에 취하면 되니까…’

 

공연장 근처에 가면 큼지막하게 간판이 달려있고, 넓게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공연 좌석도 배정이 되어있어서 미리 줄을 설 필요도 없기 때문에, 기념 사진을 찍으며 공연장 주위로 어슬렁 어슬렁 구경다녔다.

 

공연장 입구. 역사에 대한 전시물들이 있었지만, 허기와 공연 기대감 때문에 눈에 잘 안들어온다..

 

저 뒤쪽으로 보이는 잔디가 공연장이고, 공연장을 빙 둘러서 식사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공연장 바로 앞에는 좌식이고, 한 블록 지나서는 테이블식이다. 우리는 공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공연장과 가까운 쪽으로 선택.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생음악. 하와이한 분위기가 더욱 짙어진다.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기념품들도 판다. 생각보다 가격이 쎄서 그냥 구경만…

 

악기 다루는 법을 공연하시는 분들이 직접 알려주고,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사진에 악기 말고 다른 악기를 체험해봤는데, 몸치에게는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땅에 묻어서 만드는 전통식 돼지 바베큐라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빙 둘러서 한참을 구경하고 있었다. 인내심이 부족했던 우리는 ‘뭐지 뭐지’하며 좀 둘러보다가 그냥 나와버렸다.

 

바텐더 분들. 직원들 모두 스타일이 하와이 하다. 웃통을 벗고 일하시는 분들이다보니 몇몇 분들은 문신으로 멋을 내셨는데.. 문신이 잘 어울린다는 건 이런 느낌이랄까. 음료를 쉼없이 퍼마시느라 셀 수 없이 들렀던 이 곳.

 

안내 팜플릿과 좌석표. 테이블 몇 개마다 담당 직원이 있어서 먹는 내내 테이블을 깔끔하게 잘 정리해준다. 맞은 편 좌석에는 미국인 가족이 앉았는데 직원이 이런저런 말도 붙이고 음료도 챙겨주며 서비스 정신을 발휘했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그런거 없이 상대적으로 좀 버려진 느낌이랄까… 동양인이라 말도 안통할테고 불편할거라는 건 이해하겠지만.. 뭐랄까- 좀 아쉽다..

 

우리가 앉았던 좌석과 공연장 전경. 중앙에 테이블 자리에 놓여진 검정 가방이 내 카메라 가방이다. 공연 예약을 하면서 좌식 자리에서 공연이 어떻게 보일지가 궁금했었는데, 혹시 나와 같은 분들이 계실까봐..

 

전통 악기 연주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직 밥도 못먹었는데 본 공연이 시작된건가 하고 놀랬지만, 오프닝 정도라고나 할까..

 

식사는 이렇게 뷔페식이다. 처음에 줄을 서면서 ‘요리가 참 많다’고 느꼈는데, 알고보니 양쪽 줄에 요리가 같아서 실제 요리의 종류는 그리 많진 않다. 입에 안맞는 요리 몇개를 빼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공연이 메인이지 요리가 메인이 아니니, 엄청난 기대는 하지 말자..

 

드디어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식사도 마무리 되어가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간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니 달과 목성이 한 눈에 보인다. 멋진 노을과 함께 기념사진 한 방.

 

공연장의 밤 풍경. 날이 어두워져도 밝은 조명을 비추기 때문에 식사하거나 돌아다니기에 불편함은 없다. 이 즈음 되면 슬슬 공연 시작을 알리는 함성이 시작된다.

 

공연 모습들.. 시기별로 변화해가는 전통 의상이라고 하는데, 종류가 엄청 많다. 격렬하게 허리를 돌려가며 추는 전통춤, 정신이 없을 정도로 현란해서 보고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난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지만 춤이 비슷비슷해서 마지막에 가선 약간 지루하긴 했다…

 

어둑한 하늘 위로 별이 잔뜩 떴다. 공기가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별도 무지 잘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별자리인 오리온 자리를 담아보았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주유소에 딸려있는 편의점에서 자기 전 허기를 달랠 야식거리를 사서 들어갔다.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할레이칼라 일출을 봐야하기에, 이른 저녁 리조트에 돌아왔다. 알차고 정신없이 보낸 하루라서 후회는 없었지만, 소중한 신혼여행의 하루를 이렇게 끝내기가 아쉬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까 결국 계획보다 늦은 시간에 잠들었다. 이용하지 못한 리조트 내 시설은, 다음 하와이 여행 때 오로지 휴식만을 계획하고 마우이에 놀러와서 경험하기로 하고..

2 Comments

  1. 마니7373 2015년 12월 17일 at 5:04 오전 - Reply

    추운 겨을 따뜻한 이야기 읽고 나니
    마냥 부럽습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여행이
    신혼여행인데 이제 기억도 아련 합니다.ㅋㅋ
    추운겨울 몸 관리 잘하세요^^

    • Blah.kr 2016년 3월 31일 at 2:00 오후 - Reply

      10년 후 신혼여행이 가물거릴때쯤 다시 하와이를 찾기로 약속했는데, 벌써 결혼한지 1년이 지났네요.
      늘 방문해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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